토요일 아침 일찍 고추 따러 밭에 다녀왔음. 난 자다가 배가 아파서 새벽 네시 쯤 깨서 혼자 뒹굴거리고 있었고.. 아빠는 다섯시에 깨서 날씨 더워지기 전에 후다닥 갔다 오자고 해서 여섯시도 되기 전에 집을 나섰다. 안개 탓인지 완전히 해가 뜨진 않은 상태. 더군다나 논이 많은 곳으로 들어서니까 다른 곳보다 훨씬 짙어지는 안개. 운치 있고 시원해서 좋기는 했지만.. 그런 안개 속에서도 등 안켜고 다니는 차들은 뭐냐고요!! 새들이 고추를 거의 절반 가량 쪼아버려서 그리로 물이 들어가 썩어들어간 것들, 땅바닥에 떨어져 버린 것들이 대부분이었던지라 며칠 전 아빠 혼자 오셔서 고추밭 전체에 망을 둘러 놓았다. 딸 만한 것들은 이미 쪼아 버린 뒤라 막상 어제 갔을 때 따 온 고추의 양은 그리 많지 않은 편. 그래도..
중부지방에 비해선 턱도 없는 양이긴 해도 일단은 오랜 기간동안 비가 와 놔서 그냥 둘러보려고 토요일 오후에 잠깐 밭에 다녀왔음. 화순군 한천면.. 무슨 리 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매우 시골. 내가 태어나고 8살 되던 해까지 자랐던 그 곳. 조부모님과 작은 아버지 두 분께서 잠들어 계신 곳. 이 곳을 떠나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집에 온 게 1988년 가을이니까, 벌써 18년째네. 그 동안 예전에 농사 짓던 이 땅을 묵혀 두다가 작년부터 아빠 혼자서 참깨라던지 콩 같은 걸 다시 심기 시작했다(아버지께서 시작하셨다..라는 식으로는 왠지 모르게 쓰기가 싫다, 후레자식이라서가 아니라 그럼 왠지 멀어보이잖우). 그냥 일 없는 날 심심해서 시작했다고 하는데.. 작년엔 내가 아직 군바리였으니까 함께 못했고, 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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