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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식회사 스파클텍에서 출시한 FSP-400 Mighty 파워 서플라이의 필드테스터로 선정된 염정남입니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신 스파클텍 관계자분들과 파코즈 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슬림타워형 케이스와 SFX(Micro-ATX) 파워 서플라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탓에 선택할 수 있는 관련 제품들 역시 적은 상황에서, 미니파워 치고는 용량이 큰 파워 하나가 또 출시됐네요. 보통은 슬림타워형 케이스와 Micro-ATX 메인보드 사용자들은 공간적인 제약때문에라도 여러 가지 주변기기를 사용하지 못하므로 높은 출력의 파워 서플라이를 필요로 하는 경우는 드물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최신의 그래픽카드나 쿼드코어 CPU를 사용하지 말라는 법도 없기는 하죠.
조금이라도 작으면서 고성능의 PC를 꾸미려는 분들께 가장 흔한 300W 파워는 부족한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더군다나, 300 / 350 / 400W 라고 하더라도 12V 출력이 충분하지 못한 예전의 ATX 기준에 맞춰 설계한 걸 작은 케이스에 우겨넣은 것에 불과한 제품들이 대부분이죠. 12V를 많이 사용하는 최신의 부품들을 사용하는 경우, 같은 용량의 파워라 하더라도 3.3V + 5V 출력을 높게 잡은 구형 파워는 출력이 부족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참고로, 가격비교사이트의 DB가 정확하다고 가정했을 때, 여기에 등록된 300W 미니파워 76종 중 분리된 12V 출력 설계(SFX v3.xx 준수) 제품은 고작 6종 뿐입니다. 400W 출력 파워는 23종 중 4종(FSP-400 Mighty 포함)이네요. 같은 가격, 같은 신뢰도라면 어떤 걸 구입하는 것이 좋을까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모르시진 않을겁니다.
FSP-400 Mighty는 FSP 그룹에서 파워서플라이 및 관련 제품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SPI사에서 만들고, 주식회사 스파클텍에서 수입, 유통하는 제품입니다. 400W 출력용량은 물론 최신의 SFX 3.1 기준을 준수하고, Active PFC 회로를 탑재하는 등 스펙 면에선 기존 출시된 제품들보다 우월한 제품이네요(출시 초기라 그런지 가격도 우-_-월합니다만).
주절주절 쓸 데 없는 말이 길었습니다.
주요 특징
■ SFX 폼팩터 버전 3.1 준수
■ Active PFC 및 노이즈킬러 회로 탑재
■ 쿨링팬 크기 : 60mm x 1
■ 입력전압 : AC 110~240V, 4.5~2A, 50~60Hz
■ 출력전압(DC)
전압 | +3.3V | +5V | +12V1 | +12V2 | +5Vsb | -12V |
전류 | 20.0A | 18.0A | 12.0A | 16.0A | 2.0A | 0.5A |
전력(V*I) | 66W | 90W | 144W | 192W | 10W | - |
결합출력 | 125W | 264W | - | - | ||
전체출력 | 400W |
간단한 특징들을 나열해봤습니다. 12V 출력을 나눠서 한다고 해도, 단순히 첫 번째와 두 번째 출력이 더해진 전력을 뽑아낼 수 없다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죠.
그런데 출력이 기대했던 것보다 충분하질 못합니다.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SkyDigital의 PS2-M300NF5, 300W짜리 파워와 비교했을 때 3.3+5 결합출력이나 12V 총 출력은 거의 같은 수준이거든요(PS2M은 3.3+5 결합이 125W로 동일하고, 전체 12V 출력 역시 270W로 거의 비슷합니다).
다른 점이라면 PS2M의 경우 어느 한쪽으로 출력이 몰리면 다른쪽의 출력이 강하되는 식(만약 12V에서 270W를 사용하는 경우 3.3+5V는 30W까지밖에 쓰지 못함)으로 전체 출력을 맞춰야 했는데 FSP-400 Mighty는 그러지 않아도 되는 것 정도가 다를 뿐입니다.
참고로, 동사의 ATX-400PN은 3.3+5는 150W, 12V는 348W 까지 쓸 수 있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제조한 제품에다 표기 출력이 같은 400W인데도 이렇게 차이가 나는군요. 실망입니다.
포장 상태
박스 디자인은 환경 보전 컨셉인 듯 녹색과 나뭇잎 등등으로 치장했네요. 이건 그냥 그렇다고 치고..
제가 택배편으로 FSP-400 Mighty를 받았을 때 가장 먼저 해 본 건, 흔들어보는거였습니다. 미니파워 치고는 박스 크기가 컸기 때문이었죠. 분명, 박스의 겉은 완충재로 칭칭 둘러놨는데 그 안에선 이리 부딪치고 저리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열어보니 답은 간단하더군요. 크기에 맞는 박스가 아니라 ATX 파워랑 같은 크기의 박스에 미니파워를 넣은겁니다. 제아무리 박스 겉을 완충재로 감싸봤자 박스 안에서 이리저리 흔들리고 부딪치는게 좋을건 없겠죠. 박스를 크기에 맞게 제작하거나, 박스 안에 완충재를 채우는 조치가 필요할 듯합니다, 박스 바깥을 칭칭 감을 게 아니라.
이렇게 제품 모델명을 스티커로 붙일거라면 미니파워 박스는 따로 좀 만들어주세요.
박스 뒷면엔 4개국어로 제품 설명이 돼 있기는 한데, 국내에서 제작한 박스를 굳이 저렇게 할 필요가 있었나 싶네요. 수입한 걸 다시 역수출할 것도 아닐텐데 말이죠.
전용 박스도 아니어서 특징이라고 소개하는 항목이 맞지 않는 경우(120mm 팬?)도 있고, 오타까지 있네요(과전앞). 박스 앞에 그려진 특징들 역시 HIVE HEATSINK 라던지 SMART HOUSING(누르면 빠지도록 하는 주변기기 커넥터)은 해당사항이 없는데도 그려져 있고, 각종 안전규격 마크도 파워 몸체 라벨과는 다릅니다(FSP-400 Mighty는 CE, MIC 인증만 받았습니다). 사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박스와 내용물이 달라선 안 되겠죠.
출력적인 부분이나 포장상태 등등 첫인상은 썩 좋지 못했습니다. 첫인상은 첫인상일 뿐, 제품 자체가 괜찮으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다음 페이지에서는 파워 외/내부 모습과 PFC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외관
뭐 특별할 게 있으면 얼마나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PC 안에 들어가 평소엔 보이지도 않을건데요. 그래도 제품에 대한 정보를 잘 확인할 수 있는지, 다치거나 케이블류에 손상을 줄만한 날카로운 부위는 없는지 정도는 확인을 해 봐야겠죠.
펄이 들어간 파란색 도료가 두껍게 칠해져 있습니다. 파워나 케이스는 보통 녹슬지 않게 아연도강판을 쓰곤 할텐데, 사실 금속 표면이 그대로 만져진다는 건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죠. 매끈하게 칠해져 있어 만져도 별 거부감도 없고, 녹스는 걸 막는 데에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겠습니다.
제품의 스펙을 알 수 있는 라벨입니다. 보통은 출력 사양을 표로 정리해 둔 제품이 많은데, 단순히 글로 표시만 해 둬서 한 눈에 알아보기 힘드네요. 더군다나 케이스에 장착하는 경우 확인도 못하죠. 스펙 정도는 측면에 부착해서 케이스에 장착했을 때에도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박스 소개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FSP-400 Mighty는 CE, MIC 인증을 통과했습니다. 다른 제품들에 비해 안전규격 인증이 너무 부족한 것은 아니냐고 스파클텍에 문의를 했는데, 다음과 같은 답변과 MIC 인증서를 메일로 받았습니다.
이 제품은 FSP 사에서 한국의 스파클텍에 별도로 개발하여준 모델입니다. 저희가 요청한 이유는 한국 유저의 높은 사양(출력)의 파워 욕구에 부응하고자 함이었습니다. 국제 인증의 경우 원래 350/400 Mighty 의 기본이 된 제품으로 Upgrade 한 것입니다. 기본 제품은 모두 국제규격을 획득하였으나 아래와 같은 경우 비록 실제 제품은 인증기준을 통과하나 기존의 인증이 형식상 모두 무효화됩니다.
1) 모델명을 바꿀 경우 2) 제품의 스펙을 상향/하향 수정할 경우 3) 기타 중대한 변화를 제품에 줄 경우
일반적으로 타사의 경우 기존의 인증을 그대로 표기하나 저희는 원칙을 저버릴 수가 없어서 기존의 인증을 모두 무효화하고 CE, MIC만 별도로 인증 획득하였습니다. 저희 제품의 경우 1) 모델명 변경, 2) 제품 스펙 상향조정에 해당되어 FSP 사와 협의 원칙대로 하기로 하였습니다. 모든 인증을 다시 신청/획득할 경우 많은 비용(수만 달러)이 소요되는 것 또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상기 이유로 인증이 많지 않은 것을 양해 바라며, 그렇다고 일부 저가 파워처럼 거짓으로 인쇄를 하여 소비자를 우롱할 수는 없기에 결정한 것이오니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
이런 이유라면 안전규격 인증이 적다고 해서 투덜거릴 필요는 없을 듯하네요. 아마도 FSP-400 Mighty의 기본이 된 모델이라고 한다면 FSP350-60GNV(정보 링크) 일듯한데, 이 제품은 8종의 국제 인증을 통과했습니다.
별도의 팬 그릴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넓게 뚫려 있어 바람이 빠져 나가는 데에는 방해가 된다거나 소음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반대편에는 공기가 유입될 통풍구가 뚫려 있습니다. 요즘 나오는 제품들이 여기 저기 통풍구를 뚫어두다보니 통풍구가 너무 좁은 것은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쿨링팬이 작은 만큼 적절한 방열을 위해선 공기가 지나갈 길을 강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지로, 파워의 덮개를 열어둔 채로 작동을 하게 되면 내부의 방열판이 제대로 식지 못하고 온도가 급상승하게 돼 버립니다.
전원 출력 케이블 뭉치가 빠져나오는 부분은 따로 플라스틱 링을 끼워두지 않았네요. 처음엔 이 부분이 매우 못마땅했는데, 그럴 이유는 없었습니다. 이건 더 지켜보시면 알게 되실거구요.
출력 커넥터는 미니파워 치고는 꽤 많네요. 20+4핀 메인 / 4+4핀 12V2 / 6핀 PCI-E / S-ATA 2개 / 주변기기 5개 / FDD 1개 구성입니다. 메인 케이블은 메쉬 처리돼 있고, 나머지는 타이로 묶어뒀네요. 슬림형 케이스를 사용하면서 커넥터가 부족할 일은 어지간해선 없을 듯하고, 8핀짜리 12V2 커넥터를 쓰는 최근의 메인보드에도 문제 없이 사용이 가능합니다.
케이블이 기존의 것보다 살짝 가늘어서 덜 뻣뻣하기 때문에 정리하기 좋더군요. 다만 주변기기용 커넥터가 눌러 빼는게 아닌 일반적인 형태라는게 흠이네요.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PS2M 보다는 살짝 큰 편입니다.
내부
열어본다고 제가 뭘 알겠습니까마는.. 그래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이기에 열어봅니다. ^^
미니파워인데도 의외로 여유가 있어보입니다. Active PFC와 노이즈킬러 관련 파트를 IC로 집적해 조그마한 기판으로 만들어 끼운 것도 한몫 하는 듯하네요. 방열판 크기만 줄이면 FSP300-60GLS(정보 링크)처럼 80mm 팬을 쓰는 것도 가능합니다. 기판의 구성 자체는 거의 같으니까요.
요즘 나오는 제품들에 비해 방열판이 너무 허술한 건 아닌가 싶어 지금까지 쓰던 PS2M 사진을 덧붙여봤습니다(2005년 8월 촬영, 당시엔 좋은 카메라 써서 사진이 잘 나온 것 뿐입니다). 공간도 여유가 있는 편인데 보다 크고 넓은 방열판을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방열판이 파워의 케이스와 맞닿아 케이스 자체를 방열판의 연장으로 쓰고 있기는 하지만, 그 효과는... 글쎄요.
그래도 마감은 상당히 신경쓴 흔적이 보입니다. 여기 저기 절연을 위한 플라스틱 필름을 덧댄다거나 부품들을 본드로 고정한 모습은 지금까지 써 왔던 다른 파워들보다 꼼꼼했습니다.
전원 출력 케이블 뭉치가 빠져나가는 부분에 플라스틱 링이 없어서 못마땅하게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안쪽으로 둥글게 말아 절단면이 전선 피복을 갉아먹지 않도록 조치해 두었습니다. 정말 저가형 파워 중에는 절단면이 그대로 케이블뭉치에 닳아 피복이 손상되지 않을까 걱정되는 제품들도 여럿 봤는데, FSP-400 Mighty는 그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제일 큰 컨덴서 한번 찍어봤네요. PFC 적용 안한 파워들은 보통 이런 대용량 컨덴서를 두 개씩 쓰던데 PFC 들어간 파워는 하나만 써도 되나봅니다. 왜 그런지는 저도 잘 모르니까 그냥 조용히 ...
쿨링팬과 온도센서로 추정되는 녀석의 모습입니다. 60mm 치고는 두꺼운 25T 짜리라 20T 짜리보다 같은 회전속도일 때 풍량이 더 센 편이죠. 12V, 0.23A에 슬리브 베어링, 4500RPM, 23.2CFM, 32.3dB 짜립니다. 풀스피드로 돌아간다면 상당히 바람도 세고, 그만큼 시끄러울 녀석입니다. 어디까지나 풀스피드로 돌아갈 때 얘기고, 필요한 만큼만 적절히 돌리면 시끄러울 필요는 없겠지만요.
쿨링팬 전원이 기판에 그냥 납땜돼 있어서 다른 팬으로 바꾼다거나 저항을 삽입하는 등의 작업을 하려면 일단은 선을 잘라내거나 납땜을 다시 하던가 해야 합니다.
PFC가 뭐길래
사실 저도 전기/전자적인 부분은 잘 모릅니다. FSP-400 Mighty가 뭘 믿고 방열판을 이렇게 밋밋하게 놔뒀는지, 미니파워는 개나소나 60mm 팬을 두 개 쓰는데 무슨 배짱으로 팬을 하나만 쓴 건지 궁금했는데, 이것이 PFC와 관련이 있지는 않을까 싶어 관련 내용을 좀 찾아봤습니다. 그래도 찾을 수 있는 건 별로 안 되고, 혹 찾았다손 쳐도 제가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더라구요. -_-;
아래의 그림들은 strin.egloos.com 에 게재되었던 글에서 가져왔을(다른데서 퍼가고 퍼가고 했을) 그림인데, 정작 원래 글의 저자는 블로그를 닫아버린 상태라 원문은 없고 퍼온 글만 있는 상태네요.
교류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60Hz의 사인파를 그리는데, 인덕터나 트랜스같은 부품이 들어가면 위상이 틀어져버린다고 하네요. 이런 경우 같은 출력을 내기 위해선 보다 많은 양의 전류가 흘러야 합니다. PF가 1에 가까울수록 이론상 최소값의 전류를 흘리면 되지만 1 이하인 경우 필요 출력에 비해 보다 많은 전류가 흘러야 하는거죠. 도체에 전기가 흐를 때 발생되는 열은 전류량과 관계가 있으므로 필요 이상 전류가 유입되면 열도 더 많이 나고 노이즈도 더 생기고 그렇다고 하네요.
유입되는 전류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실질적인 소비전력이 증가하는 건 아닙니다. 효율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구요. 몇 년 전 어떤 회사에서 PFC회로를 적용한 파워를 처음 출시하면서 전기료 저감 효과가 있다고 광고했다가 망신을 당한 적이 있죠. 단지 전원 입력부에 들어가는 전류량이 다를 뿐, 소비전력은 차이가 없답니다.
하지만 유입되는 전류량이 줄어들게 되면 그만큼 발생되는 열은 줄어들테고, 이는 곧 방열에 필요한 팬 작동을 덜 해도 된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조금 더 조용해진다고 받아들여도 되겠죠?
PF=1로 만들면 같은 효율과 전력량일 때 파워에 흐르는 전류와 외부 잡음을 최소화 할 수 있으니, 이를 보정하자는 게 PFC입니다. Passive PFC는 전류의 하모닉을 필터링하기 위해 인덕터를 넣은 것이고 Active PFC는 전압의 위상에 맞춰 전류 역시 사인파를 그리도록 active 소자를 사용해 active하게 전류를 컨트롤(-_-)한다고 하네요. Passive PFC만 하더라도 non PFC보다는 좋은 성능을 내지만 PF=1과는 거리가 멀고, 크고 무거운 파워 초크 때문에 크기 제한도 있습니다(아래 사진은 2001년에 캠으로 찍어둔 잘만 ST-300BLP의 모습입니다).
PFC에 의한 효과는 어디까지나 입력(AC to DC) 회로에 한정되기 때문에, 파워 서플라이에서 전류량 증가로 인한 열 발생을 줄이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또, Active PFC가 적용된 제품의 경우 전원부에 대한 노이즈는 줄어들지 몰라도 전자파는 오히려 증가한다는 이야기도 본 듯하네요(실지로, 확실하게 느끼는 바도 있구요 - 다음페이지를 보시면 아실겁니다).
넓은 관점에서 보자면 PFC가 유익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용자가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은 크지 않기 때문에 파워 서플라이를 구입하시면서 Active PFC 적용 유무를 주요 고려 대상으로 삼을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게 효율을 높여주는 것도 아니고(전기료를 낮춰준다는 건 더더욱 아니고), 전자파는 오히려 증가하는 약점도 있으니까요.
내용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느낌은 없지만 하여간, FSP-400 Mighty의 외관/내관 및 PFC 관련 내용을 알아봤습니다. 외관 부분에선 커넥터 수도 충분하고 도장도 깔끔하지만 주변기기용 커넥터가 구형인 점과 스펙이 기재된 라벨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네요. 내부는 세심하게 부품 고정 및 절연처리를 해 둔게 인상적이었지만 방열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방열판이 아쉬웠습니다. 다음 페이지에서는 부하를 걸어 전압을 측정해 보고, 소음 및 기타 문제와 관련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전압 측정
전문적인 지식과 장비가 없는 관계로 메인보드의 모니터링 기능을 이용해 전압 변동 유무를 확인해봤습니다. 전압의 절대값은 신뢰할 수 없을지 몰라도, 전압의 변동 여부는 확인할 수 있으니, 얼마나 안정적으로 전압을 출력하고 있는가를 보시면 될겁니다.
더불어 배출되는 공기의 온도도 측정하긴 했지만, 의미 있는 결과가 아닌 듯해 싣지는 않았습니다.
테스트 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SpeedFan을 이용해 3초 간격으로 로그를 저장토록 한 뒤 3DMark를 돌려 부하를 주었을 때 100초간 데이터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입니다. 절대값을 알자는 게 아니므로 차이 확인이 쉽도록 그래프의 표시 범위를 조절했습니다.
■ CPU : Intel Core2Duo E6300 @ 350 x 7 = 3.45GHz, EIST/C1E OFF
■ RAM : SEC PC2-4200U 512MB x 4 @ 700MHz, 5-5-5-15
■ Graphic : GeForce 7600GS @ core 660 / ram 1320 MHz
■ HDD : WesternDigital WD800JD x 2
■ ODD : LGE GSA-4163B
3.3V와 5V는 부하를 주건 안 주건 전압이 늘 일정했고, 12V는 부하를 주었을 때 메인보드에서 확인할 수 있는 범위의 한 단계가 내려가지만 일정하게 유지되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PS2M도 전압 변동은 메인보드에서 확인할 수 있는 범위의 한 단계 안에서 왔다갔다 할 정도로 훌륭한 편이지만 FSP-400 Mighty가 한 수 위네요.
소음 관련
FSP-400 Mighty에 가장 크게 실망한 부분은 바로 소음 발생 정도입니다. 절대 팬 불량이 아님에도 스펙 자체가 풍량 세고 시끄러운 팬이니 이걸 불량이라고 할 수는 없죠. 애초에 노이즈킬러가 80mm 팬에 맞춰 설계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거의 동일한 형태의 기판을 사용하면서 FSP300-60GLS는 80mm 팬을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팬에 도대체 몇 볼트가 들어가고 있길래 이렇게 빠르게 돌아가는지 궁금했습니다. 결국 위험하긴 하지만 파워를 열어둔 채로 작동시키면서 팬에 들어가는 전압을 테스터로 찍어봤죠. 테스터가 워낙 싸구려라 믿을만 한지, 일단 5V부터 찍어봤는데, 약 4.8V로 조금 낮게 찍히네요.
한참동안 PC를 켜서 열을 받게 한 뒤에 팬 전압을 찍어봤습니다.
결과는 8.2볼트. 5볼트 찍었을 때 4.8볼트로 나왔으니 8.2볼트보다 조금 더 높다고 생각해도 되겠죠. 12볼트에서 4500RPM짜리 팬이 8.2볼트에선 몇 RPM으로 돌아갈까요? 전압에 비례한다고 대충 생각해봐도 3000RPM은 될겁니다. 25T, 60mm 팬이 3000RPM으로 돌아갈 때 어떤 사람은 "그냥 바람소리만 나네"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CPU 스톡쿨러가 2000 RPM 미만으로 돌아가는 요즘 그걸 조용하다고 느낄 사람은 없을겁니다.
더군다나, 정말 간단한 방열판 구조로 인해 제아무리 팬이 쌩쌩 돈다고 한들 방열효과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뒷면에서 바람은 뿜어져 나오는데, 이게 뜨거운 바람이라고는 전혀 생각하기 어려웠으니까요. 같은 양의 열이 있을 때 제대로 방열이 된다면 거기를 통과한 바람이 뜨거워야 하는 거 아닙니까?
방열판에 온도센서를 붙이고 아무런 개조 없이(비록 뚜껑은 열려있지만 위 아래를 막아 공기 흐름을 위한 길은 마련했습니다) 온도를 재 보니 45℃를 넘기지 않더군요. 좀 더 온도가 올라가도 될 터인데, 쓸 데 없이 팬이 세게 돌아간다는 얘기가 됩니다.
온도센서를 달기 전에 얼마나 뜨거운지 손도계(-_-)를 썼습니다. 위 사진의 방열판은 오래 손 대고 있어도 별로 확 뜨겁다는 느낌이 없어서 다른 두 군데의 방열판 중 하나에 손을 가져다 댔는데.
정말 "지지직" 소리 들으며 전기 먹었습니다. 놀라서 심장은 쿵쾅거리고 땀이 막 나더군요. ^^;;;
FSP-400 Mighty에 달린 팬이 5V에서 2000RPM 정도로 작동한다고 가정하고, 이 정도라면 정상 작동 범위 안에서 충분히 온도를 잡을 수 있을거라 판단하고 결국 개조를 했습니다. 사실, 스파클텍에서 교환품을 보내줄거라 기대했지만, 주말이 지나도록 교환품이 오질 않아 필테 기한에 맞추려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고, 손에 쥐어진 이 파워가 불량이라는 생각은 전혀 할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노이즈킬러 및 과전압 보호회로로 추정되는 곳에 5V를 포함한 대부분의 전원 출력 라인이 한가닥씩 들어갑니다. 여기에 빵판 실습할 때 자주 쓰는 굵은 전선을 푹 꽂으면 그것만으로 고정이 됩니다.
GND는 어차피 같기 때문에 + 전원만 잘라내 버리고, 혹여 5V만으로는 부족할 지 몰라 원래대로 노이즈킬러 회로를 통과한 전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스위치를 달았습니다. 수축튜브를 다 써버린 관계로 그냥 글루건으로 마무리 했구요.
토글스위치면 좋았을텐데, 서랍에 있는게 이런 딥스위치밖에 없어서 이걸로 했습니다. 1번은 5V, 4번은 원래 전원을 이어놨으니 두개를 같이 올리면 안되겠죠.
열심히 몸을 데워준, 얼마에 샀는지 기억도 안 나는 인두와 글루건, 인두받침(...CNPS3000-Cu). 저 뜨근뜨근한 녀석들을 프린터 용지받침에 올려둔 걸 보면, 프린터에 대한 제 애정을 확인할 수 있네요...
팬을 5V로 작동을 시키면서, 역시 위 아래를 막아준 뒤 두어시간 게임하면서 온도를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해도 60℃는 넘어가질 않더군요. 파워가 뿜어내는 바람의 양도 이만하면 충분하기도 했고, 여전히 배출되는 공기는 뜨끈하지도 않았구요. 방열판이 부착된 부품(MOFSET이라고 하나요?) 데이터시트를 보니 100℃까지는 문제가 없었던 걸로 봤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무어냐 하면, 노이즈킬러를 60mm 팬에 맞게 조정을 하던가, 아니면 조금 더 회전수 작은 팬으로 바꾸던가, 그것도 아니면 아예 80mm 팬으로 바꾸던가 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방열판만 좀 믿음직스럽게 생겼어도 5V가 아니라 3.3V를 먹였을겁니다. CPU 쿨러가 보통은 1500RPM 미만으로 돌다보니 5V(약 2000RPM으로 추정)도 좀 거슬리는 편이거든요.
전자파 관련
Active PFC 적용 파워 광고하면서 "전자파가 줄어든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잘못된겁니다.
제 방과 철근 콘크리트 벽 하나를 두고 마주하고 있는 부엌에는 14인치 구형 TV가 있습니다. 그런데 FSP-400 Mighty를 설치하고 PC를 켜면 이 TV에 노이즈가 장난 아니게 낍니다. 컬러TV인데 디카로 찍으니 색이 퍼렇게만 나오네요. 아무튼 위는 PC를 켜지 않았을 때이고, 아래 노이즈가 심한 건 PC를 켰을 때의 모습입니다.
저는 처음에 EMI 필터가 불량이라 파워라인에 잡음이 흘러들어 그런건 줄 알았는데, 만약 그렇다면 다른 두 대의 TV도 마찬가지여야 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TV들은 멀쩡했거든요. 차이가 있다면 부엌의 TV는 안테나로 공중파를 잡아 보는거였고, 다른 TV들은 케이블TV가 연결이 된 상태였던거죠.
이는 곧 FSP-400 Mighty를 작동시키면 VHF 채널 9 대역(정확한 주파수 대역은 모릅니다만) 근방의 주파수가 파워서플라이에서 발생돼 방송신호를 교란시킨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위에, 소음 관련 테스트를 위해 파워 케이스를 열어둔 채로 작동을 시켰었죠? 혹시나 싶어 FM 라디오를 틀어봤더니 방송 내용을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잡음만 들립니다. 철제 뚜껑을 덮으면 그래도 FM 라디오는 문제가 없었지만 TV는 여전히 저 상태구요.
파워 라인에 노이즈가 흘러들어가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었던 건, TV 화면이 저렇게 노이즈로 가득한 상태에서 안테나에 손을 가까이 대면 노이즈가 사라지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채널은 별 영향이 없었구요. 만약 파워 라인으로 노이즈가 타고 들어오는거였다면 안테나에 손을 가까이 댄다고 해서 화면이 원래대로 돌아올 리도 없고, 모든 채널에서 이같은 증상이 나타나야했을겁니다. 결국, 파워 불량이라고 할 만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겁니다.
모든 Active PFC 적용 파워가 이런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Active PFC 관련 글을 봐도 전자파는 오히려 증가한다는 내용은 있었거든요. 사실, 모든 전자기기에서 전자파는 발생하겠지만 FSP-400 Mighty의 경우는 확인이 쉬운 방송대역의 주파수가 발생한 것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다른 장치들로 인한 전자파보다 인체에 유해하다거나 주변 전자장치들에 영향을 미칠것 같지는 않지만요.
결론
좋은 제품이다, 혹은 형편없는 제품이다 라고 딱히 단정짓기는 어렵네요. 만듦새는 괜찮은데 소음이나 포장상태, 400W라고 하기에는 300W랑 비슷한 출력 스펙 등.. 발목을 잡아끄는게 많다랄까요. TV에 영향을 주는 건 케이블TV 시청자에겐 아무런 문제가 되질 않고, VHF 9채널 근처만 아니면 공중파라도 별 영향이 없으니 구입하시려는 분들께선 참고하시면 되겠네요.
개인적으론 잘만 ZM300A-APF를 썼을 때부터 FSP그룹 파워라면 품질에 의심은 하지 않았고, FSP-400 Mighty 역시 품질 자체만을 놓고 보자면 문제될 건 없는 제품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제 입맛에 맞는 제품은 아니네요. 그래도 앞으로 PS2M 대신 FPS-400 Mighty를 사용할 생각입니다. PS2M은 대기전력이 부족한지 USB에 HDTV 수신장치와 핸드폰 충전기 꽂아둔 채로 PC를 껐을 때 케이스의 터치스위치가 오작동하곤 했는데 FSP-400 Mighty는 그런 문제는 없었으니까요.
정신산만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혹여, 이후에 스파클텍에서 다른 제품을 보내주셔서 테스트했을 때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관련 내용은 다시 게재토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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