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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크에는 릴레이를 사용해서 깜빡이를 점멸하는 모듈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방향지시등 점멸기, 플래셔 유닛, 플래셔 모듈 등등으로 불리는데, 보통은 깜빡이 릴레이라고 흔히들 이야기합니다.

요즘 차들은 릴레이 소리 대신에 스피커를 통해 인위적인 클릭음을 내도록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플래셔 유닛을 BCM과 같은 제어 모듈에 통합시켜서 전자 제어를 하고, 클릭음은 별도의 비퍼나 오디오 스피커를 통해 출력하도록 구성하곤 합니다. 깜빡이도 전자제어를 하는 덕분에 원터치 트리플 턴 시그널같은 것도 기본 사양이 되어가는거죠.

보통은 BCM같은 하나의 커다란 모듈에 통합되어 있지만, 원터치 트리플 턴 시그널 기능이 포함된 전자식 플래셔 유닛이 별개의 부품으로 공급된다는 걸 알게 돼서 차에 한 번 달아봤습니다. 웬만하면 대우차에다가는 대우차 부품만 끼우고 싶었는데(현대차쪽은 만져보질 않아서 잘 모르기도 했고), 어쩔 수 없죠 뭐.


사용한 부품은 아반떼 HD LPI 하이브리드 /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용 플래셔 유닛입니다.
품번 95550-2Q000, 가격은 2012년 2월 현재 20,460원이네요.

릴레이가 아닌 FET로 깜빡이를 점멸시키고, 내장된 스피커를 통해 클릭음을 냅니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깜빡이 레버를 슬쩍 건드리면 세 번 깜빡이는 원터치 트리플 턴 시그널 기능도 가지고 있구요.


부품에는 품번과 기본 사양이 적혀 있습니다.
- 분당 85회 점멸
- 턴 시그널 용량: 32(28) + 27 + 1.4 W
- 비상등 용량: [ 32(28) + 27 + 1.4 ] X 2 + 1.4 W

플래셔 유닛은 전구 단선 감지를 위해 일정한 전류량 이하일 경우 원래의 속도보다 빠르게 점멸합니다. 별 생각 없이 방향지시등 전구를 LED로 교체하면 점멸 속도가 빨라지는 게 이런 이유죠. 스파크의 경우 방향지시등 전력 소모량이 앞 28W, 뒤 21W인데, 이 플래셔 유닛에 적혀 있는 것 보다는 7~8W 정도 적습니다. 혹시라도 전구 용량이 작아서 점멸 속도가 빠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이 정도의 차이는 별 문제가 안되네요.




하우징을 벗겨보면 커넥터의 각 핀에 해당하는 용도가 적혀 있으므로, 아반떼/포르테 하이브리드 차량의 배선도를 굳이 찾아볼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각 핀의 용도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 B+ : 상시전원(비상등) 입력
- OUT_LH : 왼쪽 방향지시등 전구 출력
- OUT_RH : 오른쪽 방향지시등 전구 출력
- HAZ_SW : 비상등 스위치 - 스위치가 눌렸을 때 접지극에 연결
- T/S_L : 턴시그널 스위치 왼쪽 - 레버를 아래로 내렸을 때 12V 전원(IGN1)에 연결
- T/S_R : 턴시그널 스위치 오른쪽 - 레버를 위로 올렸을 때 12V 전원(IGN1)에 연결
- HAZ_SYM, BCM, TAIL : 사용하지 않음




정확하게 맞는 커넥터를 찾는게 쉬운 일은 아니니, 그냥 적당적당히 배선을 납땜해 이어 붙이고, 탈부착이 편하도록 범용으로 쓰이는(용량이 충분한) 커넥터도 이어 붙였습니다.



회로도는 클릭해서 원본 크기로 보면 글씨는 잘 보일겁니다. 회로도만 올리면 모르겠네 머리아프네 징징거리지 좀 마세요. 배선도만큼 간단하고 정확하게 배선 정보를 보여주는거 찾기 힘듭니다.

공략해야 할 지점은 비상등 스위치 커넥터와 라이트 스위치(레버) 커넥터 두 곳인데, 배선도에서 절단하고 잇는 부분 잘 확인하세요. 커넥터별 핀 번호 / 배선 색상은 배선도에 잘 나와 있습니다. 단, 비상등 스위치 6번핀, OUT_RH에 연결해야 하는 배선 색상은 GY가 아니라 L-GN/VT 입니다. 지엠 이놈들은 정비 매뉴얼도 이렇게 막 틀린게 많네요.




비상등 스위치 배선 잘라서 이은 모습입니다. 처음에 플래셔 유닛 접지, 비상등 스위치 입력용 접지를 따로 빼기 귀찮아서 비상등 스위치의 조명용 접지 배선에 이어놨는데, 미등을 안 켰을 땐 멀쩡히 동작하던 것이 미등만 켜면 먹통이 되더군요. 결국 오디오 고정하는 철판쪽에 접지시켰습니다.

플래셔 유닛 접지, 비상등 스위치용 접지는 조명등 접지 배선에 연결하지 마세요.



스티어링 컬럼 커버 아랫부분만 떼어내고, 손가락 잘 쓰면 라이트 스위치 커넥터도 뽑을 수 있습니다. 라이트 스위치는 커넥터가 두 개인데, 스티어링 컬럼 쪽에 붙어 있는 두꺼운 놈이에요.

순정 배선이 그리 여유가 있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전선을 꼬아서 잇기보다는 가능하면 납땜을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전기를 쓸 수 있는 회사 주차장에서 작업했네요. 가스 인두가 있으면 편하겠지만 야외에서 납땜할 일이 뭐 얼마나 있다고 그걸 구비하겠습니까.

날씨가 추워서 케이블 타이가 걸핏하면 뚝뚝 부러지고 끊어지고.. 배선이나 모듈 고정하면서 버린 케이블 타이만 수십개는 되는 것 같네요.



띵똥 거리는 소리가 작어서 동영상에선 잘 안 들리겠네요. 평소에 깜빡이 릴레이 소리가 거슬렸던 분이라면 아마 만족하실 수 있을겁니다. 차선 변경할 적에 원터치 깜빡이도 편해요. 평소에 손가락 부러져서 아예 깜빡이 넣는걸 모르는 사람이라면 하나마나겠습니다만.

무슨 스마트 플래셔라고 해서.. 원터치 트리플 턴 시그널이 되도록 하는 제품이 있던데, 가격이 5~6만원. 미친거죠 뭐.

스파크뿐만 아니라 3핀짜리 플래셔 유닛 쓰는 모든 차량이라면 비슷한 방법으로 적용 가능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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