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기장

잠이 안 와

외돌토리 2006. 10. 9. 05:26
꿈을 자주 꾸는 편인지는 잘 모르겠어. 그치만 꿈은 꾸는 것 같아, 거의 매일. 일상적인 이야기, 말도 안 되는 유치짬뽕같은 이야기. 웃기는건 이런 꿈을 꾼 것 같은 느낌만 있을 뿐,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는거. 실지로 무슨 꿈을 꾼 건지는 정작 모른다는거. 단지 그런 꿈을 꾼 것 같은 느낌만 남아 있을 뿐.

머리가 나쁜게지.

머리 속에 담아 둬야 할 일들을 담아두지 못해 난처한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필요 없는 것들을 쉽게 잊어버리고 사는 편리함도 누릴 수 있도록 해 주는 이 멍청함. 수 년을 함께 한 동창들의 이름, 2년여를 함께 먹고 자면서 살았던 군대의 선/후임들의 이름, 당장 몇 달 전 미국에서 함께 지냈던 사람들의 이름, 좋건 싫건간에 추억이라 불릴 만한 것들. 그런게 내 머리 속엔 없어. 혹, 있더라도 자의로 그걸 끄집어 낼 재주가 없는건지도.

지금 이걸 왜 끄적거리고 있는지는.. 그냥, 잠이 안 왔거든.

세 시에 자려고 누웠다가 잠들지 못하고 뒤척거리길 한 시간 반여. 결국 화딱지나서 일어나버렸어.

잠이 들 낌새는 없지만, 잠들어 보려고 노력해야지. 혹시 알아, 꿈에 예쁜 여자라도 나올지. 자고 일어나서 뭔가 찜찜하고 머리가 무거워질 만한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어. 애들은 징징거리며 울고, 아내는 아파 몸저 누워 있는 집에서 하는 일은 없이 눈이 퀭한 가장으로 아둥바둥거리는 그런 꿈만 아니면 돼.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