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자동차/마티즈

접지 보강 작업(2008.04)

외돌토리 2008. 7. 25. 11:13

무더운 여름철 에어컨 사용, 장마철 와이퍼나 열선, 라이트 등 전기 사용량이 늘어날 시기가 점점 다가오는 관계로 접지 보강 작업을 했습니다.

접지 보강을 하는 이유?

혹자는 세월이 흐름에 따라 차체 부식으로 전도성이 낮아져서 그걸 보강하기 위함이다면서 스폿용접을 몇 방을 때리고 어쩌고 그런 얘길 하는데.. 엔진룸 내에서 접지보강을 하는 대부분의 경우에는 별로 상관이 없는 얘깁니다. -ㅅ-;

자동차 내에는 전기를 끌어다 쓰는 여러 장치들이 있고 위치에 따라 분리된 배선뭉치들로 서로 연결돼 있습니다. 배선의 간소화를 위해 접지 라인은 다른 배선뭉치로 연결되지 않고 차체의 접지포인트에 연결을 합니다. 마티즈는 12곳의 접지 포인트(CVT는 14곳)가 있네요.

차체는 엄청나게 큰 전도체라서 자동차에서 쓰는 전력 정도는 충분히 포용할 수 있습니다.
근데 문제는 배터리 - 극과 연결된 접지 포인트가 코딱지만 하다는 것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각 위치의 배선 뭉치들은 최소 1개 이상의 접지포인트를 통해 차체와 연결이 돼 있는데, 각각의 배선뭉치 하나가 감당해야 할 전력량은 그리 많지 않으므로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배터리 - 극과 차체는 고작 1개의 접지포인트만으로 연결이 됩니다. 이 말은 곧 그 접지포인트 한 곳으로 차량 전체의 전하가 몰린다는 얘기죠.

위 그림에서 G101, 운전석쪽 라이트 아래가 거기에 해당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와는 별도로 차체와는 절연된(고무 재질의 마운트로 둥둥 떠(?)있는) 엔진은 별도로 연결이 되어 있죠(G104).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배터리 - 극에는 이 둘이 전부입니다. 만약 이 두 곳의 접지포인트에서 차체 부식이나 배선 노후로 통전에 문제가 생기면 차량 전체에 전기적인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엔진에 연결된 배선이 굵고(6게이지 쯤), 차체에 연결된 배선은 그보다 얇습니다(8게이지 이하). 사실, 사용하는 전력량 자체를 놓고 보자면 엔진 배선보다는 차체에 접지를 하는 다른 배선뭉치들이 더 많습니다. 추측컨대 마찰운동으로 인한 정전기, 고전압을 쓰는 점화코일&플러그류, 정밀도가 요구되는 각종 센서류들 때문에 차체보다는 훨씬 두꺼운 전선으로 배터리 - 극에 연결을 해 둔 것 같네요.

다시 처음의 접지 보강을 왜 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가 그 답을 이야기하자면, 순전히 제 생각일 수 있습니다만 전하가 한 곳으로 몰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함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 차체의 원래 접지포인트 모두에 라인을 물려서 배터리 - 극으로 돌려버리는 것이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얘기이고.. 현실적인 방법으로 프론트 배선과 엔진 배선을 접지 보강 해서 다른 배선들에도 그만큼 마진을 주도록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 사진은 동반석 라이트 아래의 접지포인트(G102)입니다. 프론트 배선은 G101, G102 이렇게 두 곳의 접지 포인트가 있는데, 차량 전체에서 가장 전기를 많이 끌어다 쓰는 부분입니다. 전조등, 차폭등, 안개등, 방향지시등, 혼, ABS컨트롤유닛(EBCM), 와셔펌프, 냉각팬 등등등.. 위 사진의 G102를 배터리 - 극으로 바로 이어주면 차체를 통과해 G101로 갈 필요가 없어지겠죠. 차체 전체를 놓고 보자면 배터리와 연결된 출구가 1 곳에서 2 곳으로 늘어나게 된 셈이 되겠구요.

작업 자체는 어려운 게 없습니다. 볼트 좀 풀어내고 사포로 문질러 차체 철판 살짝 보이게 한 뒤 링터미널 달아 둔 배선을 끼워 조여주는거니까요. 녹스는게 걱정되면 WD-40 살짝 뿌려주고.. 귀찮은거라면 배선정리라던지 사전 준비작업(범퍼 스페이서, 라이트, 에어필터 하우징 탈거)에 손이 많이 간다는거죠. 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는 8게이지 주석 도금된 배선으로 운전석쪽 라이트 아래 G101과 배터리 -극 연결하는 배선 완전 교체하고(배터리 클램프 교체하려고 선을 잘랐는데 짧아서 그냥 교환을.. 8게이지 배선이 더 굵기도 했구요), 그 뒤쪽에 마침 놀고 있는 나사 구멍이 보여 그 곳에 차체 접지포인트 1곳 추가했습니다. 동반석 라이트 아래 G102 역시 배터리 - 극과 연결해줬고, 엔진쪽은 마땅한 곳이 없어 엔진 헤드 커버 고정볼트 1곳만 추가했습니다.

엔진쪽 접지 보강했을 때 가장 좋은 위치는 엔진 배선뭉치의 접지포인트(G103, 알터네이터와 스타터모터 사이)겠습니다만 리프트 없이는 작업이 어렵습니다. 스로틀바디 고정부위에 접지포인트를 잡는 분도 몇 계시긴 합니다만.. 엔진 센서나 엑츄에이터들은 모두 ECM쪽으로 일단 접지배선이 연결돼서 레퍼런스 전압을 맞춰 주기 때문에 TPS(스로틀 포지션 센서)나 IACV(공전속도조절밸브)에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쓸 데 없이 길어서 지저분했던 안개등 배선도 적당한 길이로 잘라 정리하고 배터리와의 연결도 링터미널 형태로 바꿔서 차후 정비할 때 걸리적거리지 않게 했습니다. 전기 배선 추가가 어려운 캡 형태의 마티즈 배터리 터미널은 AMON Y134로 교체했네요. 40A 배터리에 쓸 수 있는 배터리 클램프는 이게 아마 유일할겁니다.

배선 작업 해 보면서 생각해보니 + 배선 보강이랍시고 알터네이터에서 배터리 + 극에 연결하는 작업은 건강한(?) 배터리를 사용할 때라면 별다른 영향을 주긴 어려울 것 같더군요. + 배선을 잘라보면 굵은 배선은 알터네이터에서 스타터모터를 통과해 올라온 녀석이고, 차량 전체로 전원을 공급하는(퓨즈박스로 넘어가는) 쪽은 얇은 배선입니다. 배터리 상태가 메롱이라 충전용으로 전기를 많이 끌어다 쓰는 상황이 아니면 효과를 보기 어렵겠죠.

하긴.. 접지 보강 작업도 전기를 많이 쓰지 않는 일상적인 주행상황에선 별 영향이 없는건 마찬가지긴 하겠네요. ㅋ

단순히 접지 보강을 했다고 차가 뭔가 그럴싸하게 바뀌는 건 없습니다. 작업하고 나서 그러겠거니 하는 기대심리 때문에 좋다고 느끼는 경우도 많겠죠. 그런 경우의 하나라고 생각하시라고 말씀드리는 건데.. 접지를 하고 나니 정차상태에서 출발시(클러치 붙으면서 RPM이 떨어질 때) 떨림이 줄었고 주행하다 정지했을 때 공회전 RPM 조정이 부드럽게 이뤄집니다. 이전에는 높은 RPM에서 공회전 상태로 내려갈 때 한 번에 1000을 못 잡고 800 으로 내려갔다 다시 1100 정도로 올리는 등 2~3차례 조정 과정을 거쳐 1000 으로 안정됐는데 접지 보강 이후에는 1200 정도에서 잠깐 멈췄다가 바로 1000으로 안정시키거나, 혹 1000 아래로 내려가더라도 800 까지 떨어져서 털털거리지 않고 900 정도에서 바로 1000으로 안정시켜주네요. 꼬박꼬박 차계부는 꼼꼼히 적고 있으니 한두달 뒤면 연비에 미치는 영향도 어느 정도는 가늠할 수 있겠죠.

그냥 그러려니~ 라는 기대심리 때문일겁니다. 하.하.하..

작업해보니 4게이지로 안 사길 잘했다.. 싶더군요. 이거 뭐 좁아서.. -_-;;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게 원래 상태였다고 한다면.... (G101로 몰아가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게 접지 보강 이후의 상태라는 거죠. 배터리 -극과 연결된 통로가 각각 한 곳이던 차체와 엔진이 세 곳과 두 곳으로 늘어난거니 전기 흐름이 조금은 좋아지지 않을까나~~ 기대만 해봅니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