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마티즈 1 / 2 와 뉴마티즈는 뒷바퀴 서스펜션 구성이 다릅니다. 앞바퀴는 둘 다 맥퍼슨 스트럿 방식으로 동일하지만요(물론 세팅에 따라서 그 특성은 완전히 다를 수 있습니다만).
겉으로 드러나는 게 없다시피 한 하체이다보니 달라봤자 차이가 나면 얼마나 날까 싶기도 하지만, 뉴마티즈 트렁크 바닥이 더 낮아서 트렁크 용량이 마티즈 1, 2에 비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그래봤자 도토리 키재기지만). 트렁크 바닥 높이를 낮출 수 있는 것도 뒷바퀴 서스펜션 구성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마티즈 1, 2 의 경우 일자로 곧은 차축으로 두 바퀴가 연결되어 있고, 이 차축을 고정시키기 위해 래터럴 로드와 트레일링 암을 사용합니다. 래터럴 로드는 일체형 차축이 좌우로 움직이는 것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트레일링 암은 차축이 앞뒤로 움직이는 것을 잡아주는 형태죠.
반면 뉴마티즈는 토션 빔 액슬 이라는 H 자 형태의 차축 하나로 구성돼 있습니다.
[마티즈1/2의 그림이 좌/우가 바뀌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림을 그리고 보니까 래터럴 로드와 차축이 연결되는 부위가 운전석쪽이지 조수석쪽이 아니네요.]
측면에서 봤을 때 비교입니다. 마티즈 1, 2 는 차축과 트레일링 암이 연결돼 있고, 그 트레일링 암은 차체에 연결돼 바퀴가 앞뒤로 움직이는 것을 막아주되 상하 운동을 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뉴마티즈는 토션 빔 액슬에 바퀴가 달리고, 곧바로 차체에 연결돼 바퀴의 좌/우, 앞/뒤 움직임을 잡아줍니다.
이걸 위에서 보면 더 확실하게 그 차이가 드러납니다.
래터럴 로드를 사용하는 마티즈 1, 2 는 이래저래 불리한 면이 많습니다. 상하 바운스가 있을 때, 래터럴 로드의 길이가 변하지는 않으므로 뒷바퀴가 좌우로 조금씩 움직이는 단점이 있죠. 주행중에는 바퀴가 움직이는 게 아니라 차체가 움직이는 결과를 낳으므로 차 꽁무니가 위아래로 흔들림과 동시에 좌우로도 흔들리게 됩니다.
휠 인치업을 하거나, 동일한 13인치 휠이더라도 휠 오프셋이 작아 순정 휠에 비해 바퀴가 차체 바깥쪽으로 이동된 차량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타이어와 휠하우스/펜더와의 접촉일 것입니다. 마티즈 1/2 에서 휠 인치업한 차량을 유심히 살펴보면 후륜 중 조수석보다 운전석 쪽이 그 정도가 심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텐데, 단순히 운전석에 사람이 타고 있어서가 아니라 이와 같은 마티즈 1/2의 서스펜션 구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그림의 좌/우를 뒤집어서 생각하셔야 합니다. T^T]
뒷바퀴의 어느 한 바퀴가 요철에 걸리는 경우에는 일자로 연결된 차축 때문에 반대편 바퀴와 지면의 각도가 변하는 단점도 있습니다(경주용 차량이 아닌 이상 바퀴는 지면과 항상 수직을 이루는 것이 좋습니다). 차량이 커브를 돌 때 커브 바깥쪽으로 무게가 쏠림에 따라 바깥쪽 바퀴는 눌리는 대신 반대쪽을 잡아줄만한 장치가 없으므로 차체의 쏠림도 그만큼 심합니다.
뉴마티즈의 토션 빔 액슬 방식은 토션 빔이 뒤틀리면서 바퀴와 지면 사이의 각도(캠버)를 유지시켜주는 편입니다. 물론 완전한 독립식 서스펜션이 아니므로 큰 충격이 있을 경우 캠버에 변화가 있을 수 있고, 되려 반대쪽 바퀴까지 지면과 떨어지는 일이 생길 수도 있겠죠.
토션 빔 액슬 방식의 서스펜션 장점은 롤링이 적다는 점입니다. 회전하면서 한 쪽 바퀴에 무게가 집중될 때 반대쪽 바퀴에도 그 압력이 분산/전달돼서 결과적으로 차체 쏠림을 막아주거든요. 독립식 서스펜션(예를 들어, 마티즈 앞바퀴)에서는 이러한 역할을 스테빌라이저가 담당합니다.
여튼 뉴마티즈는 토션 빔 액슬을 사용한 만큼 딴딴한 스프링/댐퍼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롤링은 어느 정도 잡힙니다. 하지만 마티즈 1/2에서 리어 액슬쪽 롤링을 잡으려면 스프링/댐퍼를 단단한 것으로 바꿔서 버텨내야 하죠. 물론 차가 달구지처럼 도로 위에 그려진 차선만 밟아도 통통 튀는 문제가 뒤따라오겠지만요.
이런 뒷바퀴 서스펜션 구조 차이 덕분에 마티즈 1, 2 와 뉴마티즈는 거동이 꽤 다릅니다. 제 멋대로인 생각이긴 한데, 마티즈 1, 2 시절에는 주로 저속 시내구간 운행을 염두하고 만든 차였던 것이, 세월이 흘러 고속화도로 등에서도 스트레스 없이 탈 수 있도록 뉴마티즈를 개발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서스펜션 뿐만아니라 보다 탄탄해진 시트, 좀 더 고회전 영역에서 최대토크가 발휘되도록 변화된 엔진 등이 마티즈 1, 2 에 비해 보다 빠른 운행을 고려한 것 같습니다(수동 5단을 기준으로, 마티즈 1/2의 최대토크 시점인 3,500RPM에서는 시속 90km내외, 뉴마티즈 최대토크 시점인 4,200RPM에서 시속 110km 내외).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