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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차량용 블랙박스(CCTV) 구입을 계속 고민하다가, 이번에 결국 하나 질러버렸습니다.
일단 제가 블랙박스를 선택하면서 고려했던 점은:
- HD급(1280 x 960) 녹화 가능할 것
- GPS 탑재 (운행 속도 저장 가능: 보험사에 따라 자동차보험료 할인해주는 조건)
- 상시녹화 및 이벤트 녹화 가능할 것
- 주차 감시 기능을 지원할 것
- 야간 화질은 그놈이나 그놈이나 별 차이가 없어서 고려대상에서 제외
가격도 가격이고, 녹화 화질이나 사후지원 등등을 고려하다보니 완전 싸구려 제품은 눈에 안 들어오고, 그렇다고 무작정 4방향 녹화 제품을 선택하자니 이건 가격이 세자리 숫자로 무시무시하고..;;
HD급 녹화가 되는 제품은 흔치 않은데, 그 중에서 쓸만하다고 알려진 게 지오크로스社의 비전드라이브 VD-3000 혹은 VD-380. 하지만 LCD가 장착된 제품이라서 4GB 기준으로 제일 싼게 대략 24만원선. 그런데 여기에서 기능은 그대로 두고 LCD만 제거한 VD-2000 이라는 제품이 출시됐고, LI? 손해보험 홈페이지에 회원가입 후 특판가로 구입하면 4GB 기준 16만원선에 구입이 가능하길래 구입했습니다.
광고하자는 건 아니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가격 대비 기능 면에서 훌륭한 것 같아서 소개해드립니다.
일단 구성품부터..
구성품은 VD-2000 본체, SDHC 메모리카드, 시거잭 전원 연결선, 전선 홀더 6개와 거치대 부착용 양면테잎(여분) 하나입니다. 당연하게도 시거잭 안에는 퓨즈가 내장돼 있고,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그런 구성품입니다. 간단 사용 설명서가 제공되며, 상세 설명서는 메모리카드에 PDF 파일로 제공됩니다.
메모리카드는 도시바 제품이고, 지오크로스에서 인증해서 본체와 함께 판매합니다. 타사 제조 메모리카드를 임의로 구입해서 사용하고자 하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은데, 초기에는 지오크로스에서 인증한 메모리카드만 동작했다고 하네요. 애초에 8GB 제품으로 구입을 했고, 메모리카드 업그레이드 계획이 당장은 없는지라 인증받지 않은 메모리카드의 호환 여부는 잘 모르겠네요.
LCD가 설치돼 있는 VD-3000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제품이다보니 본체 크기는 요즘 새로 출시된 다른 제품들에 비해 큼지막한 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앞유리에 부착했을 때 크게 부담스러운 크기는 아니네요. 일반적인 하이패스 OBU 보다 크지는 않을겁니다.
화각이 넓은 렌즈를 사용해야 하다보니, 단춧구멍 카메라처럼 볼품없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렌즈는 손으로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뻑뻑한 편이라 힘을 줘서 움직여야 합니다.
렌즈가 노출이 돼 있는데, 설치 과정에서 렌즈에 손을 댈 수 있는 만큼 임시로 렌즈를 덮을 수 있는 보호캡이나 렌즈/앞유리를 닦을만 한 헝겊을 제공했으면 좋았을 것 같네요.
본체 좌측에는 SD 메모리카드 슬롯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룸미러 오른쪽에 설치할 경우에는 메모리카드 설치/제거가 불편할 수 있으므로 약간 거리를 두어야 하겠네요.
GPS 탑재. -ㅅ-
버튼이 3개 있는데, SHOT 버튼은 상시녹화 중 강제 이벤트 녹화를 하기 위한 버튼이고, FUNCTION I 버튼은 주차모드 전환할 때 사용합니다. FUNCTION II 버튼은 LCD가 설치된 모델에서 현재 영상을 확인하기 위한 버튼인데, VD-2000 에서는 딱히 기능은 없네요.
주차모드로 전환하게 되면
- 음성 녹음 중지
- 초당 4 프레임으로 녹화
- 충격 감지 민감도 최대
이렇게 바뀐다고 하네요. 상시 전원은 나중에 스위치 달아서 필요할 때에만 상시 전원 + 주차모드를 쓸 예정입니다. 지금 당장은 시거잭만 연결해 놨네요.
거치대는 저렇게 분리가 되네요.
한 번 고정되면 상당히 뻑뻑해서 어지간한 충격에도 떨어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앞유리 선쉐이드 때문에 무작정 위쪽으로 설치할 수는 없었고, 가급적 가운데 설치하기 위해서 룸미러 바로 아래에 설치를 했습니다. 운전석에서 봤을 때에는 룸미러에 가려서 블랙박스를 설치했는지 보이지도 않네요. 배선 처리는 알아서... -ㅅ-;;
LCD가 없다보니 설치 과정은 살짝 짜증날 수 있습니다. 가운데 맞추는거야 별 어려움은 없겠지만 좌/우 기울기라던지 렌즈 상/하 각도 조절해서 녹화 잠깐 해 보고 PC로 확인해보고 그래야 하는 불편함은 있네요. 저야 넷북 들고 다니니 설치할 때를 빼고는 굳이 LCD가 없어도 불편할 일은 없네요.
메모리카드에는 영상 확인/변환/기기설정용 프로그램, 설명서, SD카드 포맷 프로그램, AVI 변환용 XVID 코덱 등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프로그램 구성은 위 그림 참조.
환경 설정은 해상도, 녹화 품질, 충격 민감도 등등등을 선택할 수 있네요.
아래는 동영상 샘플입니다. 1280x960, 15fps로 녹화를 했는데, 이걸 AVI로 변환하고, 다시 네이버에 업로드하면서 화질이 원래에 비해서는 많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영상 확인용 프로그램에서 AVI 변환 시 PC 성능에 따라서 영상과 음성이 따로 노는 문제도 좀 있습니다. PC 성능이 떨어지는 경우 음성은 정상 속도로 재생되지만 영상 재생 속도가 그 것을 따라가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인데, AVI 변환할 때 뿐만아니라 영상 확인용 프로그램에서 녹화 영상을 재생할 때에도 같은 증상이 발생합니다. AVI 변환 시에는 보다 높은 CPU 파워를 요구하니 증상이 더 심해지고, 영상이 찢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티어링도 생기네요.
회사에서 쓰는 최신 사양 PC(i7-920 @ 3.6GHz)에서는 자연스럽던 것이 제 개인용 PC(C2Q Q6600 @ 3.0GHz) 에서는 AVI 변환 시 약간 영상이 밀리는 게 눈에 보입니다. 넷북에서는 단순 재생만 해도 영상이 슬로우모션처럼 재생이 되는군요. 차차 개선되기를 기대합니다.
블랙박스를 설치한 다음날 아침, 출근하는 길인데, 회사 정문에서 좌회전하는 중 반대 방향에서 우회전해서 들어오는 모닝 한 대가 막 들이대네요. 그 차가 마침 같은 팀 여직원 차라서 좌회전하면서 계속 주시해서 접촉할 것 같아 속도를 살짝 내서 피했네요 =_=;;
얘길 듣자하니 왼쪽에 서 있던 차에서 사람이 나와 사고가 났나 싶어서 거기를 쳐다보다가 신호가 바뀐지 모르고 계속 진행을 했다고 하네요. 모닝 6월에 샀는데 조수석 뒷문 찌그러져있고, 범퍼랑 휠 긁어먹은건 기본이고, 견인도 당해보고, 운전석 뒷문짝 들이받혀서 교환도 했다지요. 대충 견적 나오죠?;;
야간 주행 시에는 거의 사물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어둡습니다. 그냥 앞에 차가 있구나, 신호등 색깔은 파랗구나 이 정도만 확인 가능한 수준이네요. 앞유리 50% 틴팅이 돼 있는 영향도 있기는 하겠습니다. 틴팅 안 한 다른 차량의 녹화 영상을 보면 이보다는 양호한 것 같더군요.
어차피 CCD 제품 아니면 야간 녹화 화질은 기대하지도 않았고, 설령 나아봤자 그놈이 그놈인지라 과감히(?) 야간 녹화 품질은 포기했습니다. 빛이 부족하다보니 나름 신호를 증폭하려고 그랬는지 몰라도 검은 가로줄이 많이 보이는 게 아쉽기는 하네요.
아직까지는 블랙박스라고 나와 있는 제품들이 이래저래 부족한 면이 많은게 사실이기도 합니다만, 이런저런 억울한 사고사례를 보고 있노라면 블랙박스가 필수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요즘입니다. 운행이 잦고 여윳돈이 좀 있으시면 블랙박스 구입 한 번 고려해보세요.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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