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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다니기 시작하면서 기숙사에 살다 보니 요리를 직접 해 먹을 일이 없었는데, 여자친구가 "내가 만든 케익이 참 맛있었는데 둘 다 사회생활 하다보니 먹질 못해 아쉽다"고 하길래 그냥 전기 오븐을 하나 장만해서 여자친구 집으로 보냈다(아직 할부금이 남아 있다 ㅡ.ㅜ). 마침 핸드믹서도 사은품으로 줘서 땡큐. 아무튼 오븐을 산 직후에는 만만하게 해 먹기 쉬운 쿠키나 쉬폰케익 위주로 짬짬이 해 먹었고, 지금은 요리에 통 관심이 없던 여자친구도 마트에서 파는 믹스 제품들 사다가 구워 먹을 정도는 됐다.



그러다가 카페에서 파는 와플이 맛있다길래.. 구입한 와플 메이커. 2구짜리 와플 팬이 2만원 조금 안 되는 가격인데, 이 와플 메이커는 2만 1천원 정도에 샀다. 키티 그림은 영 맘에 안 들기는 하지만 가격을 생각해보면 딱히 불평불만을 가질 수 없는 제품. 본전은 이미 제대로 뽑은 것 같다.


와플 메이커를 개시할 때에는 아메리칸 와플 스타일로 만들어봤는데, 여자친구가 먹고 싶다던 와플은 그런 스타일이 아니란다. 찾아보니 카페에서 주로 파는건 벨기에 와플이라고. 내가 카페에서 그런걸 사 먹어봤어야 알지.

재료는 간단해서 마트에서 강력분과 드라이 이스트를 사다가 반죽 시작. 그런데 마트에선 인스턴트 이스트를 팔질 않네.. 일부러 번잡스러워도 매장이 큰 마트로 갔는데.. 드라이 이스트는 한 번 개봉하면 보존기간이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이왕 하는거 반죽을 좀 많이 했다. 일단 구워놓고 냉동 보관했다가 먹고 싶을 때 데워 먹으면 되는거라서. 아마 상당수의 카페에서도 이런 식으로 미리 만들어진 와플을 사다가 데워서 팔지 싶다.

재료 (와플 10개 분량).
강력분 250g, 박력분 50g, 물 100g, 우유 100g, 소금 1/2ts, 설탕 50g, 드라이 이스트 6g, 버터 45g

기본적인 빵 반죽이므로 조리 과정은 생략. 제빵기 없이 맨손으로 반죽하려니까 손아귀가 좀 뻐근하다.
반죽을 내려치면서 치대고 싶은데, 아랫집에서 올라올까봐 그렇게 하진 못하고.. -_-;


전기오븐에 발효 기능이 있어서 발효는 참 잘 되더라. 1차 발효 마치고 분할해서 휴지 중. 저걸 갖다가 와플 메이커에 넣고 구워주면 완성. 간단하다.



그냥 밋밋하게 굽기만 하자니 심심해서 반죽 안에 설탕+코코넛 가루을 채워넣고 구운 것도 있고, 초코칩을 넣고 구운 것도 있다. 아무 것도 넣지 않은 와플과 겉으로는 구분이 안 가서 겉에 코코넛 가루를 뿌려 굽기도 했는데.. 재료가 없다보니 어쩔 수 없네. 다음에 재료 살 땐 아몬드가루도 사야 할 듯.


(아이폰으로 실내에서 찍은 것 치고 사진이 꽤 잘 나왔네..)

자주 먹을 것도 아닌데 메이플 시럽을 사기엔 좀 비싸서 메이플 "맛" 시럽과 블루베리 잼을 사다가 위에 얹어 먹으니 꽤 먹을 만 하다. 카페에서 파는 걸 안 먹어봐서 알 길은 없는데, 여자친구 말이 그거랑 거의 같단다. 마침 아이스크림도 사와서 그걸 얹어서도 먹고.. 집어 먹다보니 끝도 없이 들어가게 되더라. 주말 이틀동안 와플 35장 정도 찍어냈으니.. 개당 천원 정도씩만 잡아도(근데 이 가격에 파는 카페는 아마 없지?) 재료나 와플 메이커 값은 뽑고도 남은 셈.

재료라던지 도구가 한정된 관계로 거창한걸 만들진 못하겠지만.. 맛있게 잘 먹어주는 사람이 있으니 보람도 있고, 덕분에 나도 맛있게 먹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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