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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뭔가 좀 잉여로운 짓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관계로, 글이 매끄럽지 못한 점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거지같은 말리부 오디오, 그 중에서도 제일 비싼 순정 내비게이션 패키지는 USB로 아이팟 연동도 안 되고, 2013년형까지는 블루투스 오디오 스트리밍도 안 되기 때문에.. 아이폰을 쓰는 저로서는 별도로 블루투스 리시버를 설치하던가, 스테레오 케이블을 이용해서 아날로그로 연결해서 노래를 들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블루투스 리시버를 사용했더니, 말리부의 블루투스 핸즈프리에서 이상한 잡음이 생겨서 결국 이것도 포기. 결국 스테레오 케이블 외에는 답이 없는 상황. 헌데, 시거잭에 꽂아 쓰는 USB 충전기를 이용해서 충전을 하면서 노래를 들으려고 하면 오디오에서 노이즈가 올라옵니다. 그라운드 루프 노이즈죠.

 

내비게이션이나 블루투스 리시버, 또는 핸드폰을 자동차 오디오 AUX IN 으로 연결했을 때 노이즈가 심한 경우가 있을겁니다. 핸드폰을 충전하고 있을 때에만 노이즈가 올라오고, 충전을 안 하고 핸드폰 배터리로 동작할 때에는 노이즈가 없다면 이건 십중팔구 그라운드 루프 때문에 생기는 노이즈입니다.

 


 

뭐 대충 그림을 그리면 오디오 소스랑 오디오 데크랑 그라운드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면 이 그라운드를 타고 노이즈성 전류가 뱅글뱅글 돌면서 찌이이잉 찌징찌징 뭐 이런 비슷한 노이즈가 올라옵니다.



 

간단한(저렴한) 해결 방법으로는 오디오 연결 중간에 그라운드 루프 아이솔레이터(흔히 노이즈 필터라 불리는 그것과는 조금 성격이 다름)를 끼워서 그라운드 루프를 끊어주면 되는데, 저주파 신호가 먹히는 특징이 있어서 소리가 좀 밋밋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요놈 구조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검색 조금 해 보면 나옵니다.



 

오디오 연결을 안 건드리려면 파워 라인에서 그라운드를 끊어주면 됩니다. 절연 DC-DC 컨버터(isolated DC to DC converter)를 이용하는 것이죠. 흔히 사용하는 스텝다운 방식의 DC-DC 컨버터가 아니고, 내부에 트랜스포머가 들어간, Vin-와 Vout- 이 별도로 존재하는 절연타입의 컨버터를 사용해야 합니다. 단점은, 가격이 비싸고, 높은 출력을 얻기가 힘들다는 점.




 

Power Plaza의 PS25-12-12 라는 제품을 사용했습니다. 입력 전압은 9~18V, 출력은 12V 고정, 최대 25W(2.1A)까지 사용 가능. 아예 Female USB 포트를 연결해서 충전용으로 쓰려면 출력 전압이 5V인 제품을 사용해도 되었겠으나, 아이폰이 워낙 까탈스러우니 그냥 갖고 있는 시거잭 충전기를 사용하는 게 안전할 것 같기도 하고, 혹여 다른 전기장치를 연결해야 하는 상황이 올 지 어떨지 몰라서 그냥 12V를 출력하는 놈으로 골랐습니다. 시거잭 충전기가 벨킨 2.1A 짜리라서 비싸더라도 컨버터 역시 25W짜리를 선택했네요.



 

 

 

대충대충 뚝딱뚝딱 만들어봅니다. 이런저런 부자재 사면서 플라스틱 케이스가 눈에 보여 같이 샀네요. 케이스 내부에 고정할 방법이 마땅찮아서 양면테잎으로 붙였습니다. 지금은 겨울이라 방열 문제는 없을 것 같은데, 한여름에 잘 돌아갈 지는 두고 봐야겠네요.
 

 

 

 

이거 단다고 여기저기 뜯는 김에 기존에 퓨즈 다리에 전선 감아 놨던 것들 싹 정리했습니다. 퓨즈 다리에 전선 감아놓는거 계속 찜찜해서 퓨즈에 땜질하고, 전기장치마다 적당한 용량 퓨즈 하나씩 걸어서 총알단자로 탈부착할 수 있도록. 접지 배선도 Y단자 끼워서 정리했고요. 좀 유난떠는 것 같기는 한데, DC 컨버터 내부에 퓨즈가 없어서 외부 입력라인에 퓨즈를 반드시 걸어놓으라고 해놔서, 퓨즈 사는김에 그냥 종류별로 몇 개 더 사서 같이 작업한거에요.



 

말리부 HVAC 본체(로 추정되는 물건)쪽에 공간이 좀 비길래, 거기에 양면테잎으로 DC 컨버터 뭉치를 고정하고, 여기저기 빈틈으로 배선들을 통과시켜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 정리를 해 나갑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뜯고 조립하고 그런 것보다 배선 정리가 제일 힘들어요.



 

 

핸드폰 거치대가 있을 곳에 충전용 라이트닝 케이블과 스테레오 케이블을 통과시키기 위해 니퍼로 내장재를 잘라냈습니다. 어차피 센터페시아 테두리 끼우면 여간해선 보이지 않는 곳일테니. 빨간 테잎은 길이 맞추려고 붙여놓은 것이고요.


 

이 지랄맞은 말리부 오디오는 AUX IN 이 센터콘솔 안에 있습니다. 크루즈도 마찬가지였던가요? 하여간 현대/기아에 비해 전혀 엉뚱한 곳에 입출력 단자를 만들어놨어요. 아마 핸드폰이건 뭐건 센터콘솔에 넣고 노래를 들으라는 것 같은데, 그럼 조작은 어떻게 하라는건지? 순정 AVN이 아이팟 연동만 됐다면 USB 꽂아놓고 데크에서 제어하면 되니까 그러려니 하겠습니다마는. 하여간에. 앞에서 여기까지 오디오 라인이 넘어와야 하니까.. 그것도 밖에서 눈에 보이지 않도록.. 그러려면 어디든 배선이 지나갈 자리는 만들어야 하니 조각기를 이용해서 홈을 만들어 배선을 뺐습니다. 이렇게 가공 안 하고 내장재 끼워서 틈이 벌어진다거나, 전선 씹히는 건 참을 수 없으니까요.

 

네.. 뭐.. 이렇게 해서 노이즈 없는 깨끗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라운드 루프 노이즈 때문에 고생하는 분들 계시면 이런 방법도 있구나.. 하고 참고하세요. 아마 이렇게까지 할 분이 얼마나 계실까 싶기는 합니다마는...

 

애초에 블루투스 오디오 스트리밍이 되었다거나, USB 아이팟 연동이 되는 오디오였다면 이런 수고를 할 필요조차 없었겠지요. 쉐비 말리부 만세네요. 정말 이 순정 내비게이션이 너무 예뻐서 뽀사버리고 싶은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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