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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중고로 산 컴 본체

외돌토리 2006. 7. 20. 04:49
P3 1GHz 시스템 하나 중고로 업어왔다. 싸구려긴 해도 그리 오래 사용한 것 같진 않은 키보드와 마우스, 맘에는 매우 안 들지만 없는 것보단 나을 스피커, 택배비까지 해서 8만 5천원. 원래는 17인치 CRT 모니터까지 해서 8만원에 올라온 거였지만 지방 사는 사람의 설움이라면 설움이지, 직접 들고 오지 못한다는 거. 모니터 빼고 택배로 보내 달라고 통사정해서 어찌어찌 어제 집에 도착했다.

사실, 이렇게 커다란 짐을 택배로 보내야 하는 사람 입장도 꽤 난처하다면 난처할거다. 더군다나 택배 거래라곤 안 해 본 사람이면 더더욱. 우체국에 직접 들고 갔다가 PC 본체는 안 받는다고 해서 택배사 서너 군데에 연락해 보니, 그들 역시도 PC 본체는 안 받는다고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하시더라구. 한 군데 받는다는 곳은 택배비를 3만 5천원을 달라고 했다네.. 세상에나.

오다가 파손이 되어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 고장이 나도 내가 책임질테니 우체국쪽으로 컴퓨터 케이스라고 해서 보내달라고 그 분께 말씀을 드렸다. 그 이전에 CPU 쿨러를 떼고 보내달라 말씀을 드리긴 했는데, 어떻게 떼는 줄을 모른다고 하셔서 그냥 보내달라고 했던 게 마음에 걸렸지만. 아니나 다를까,

도착한 PC 케이스를 벗겨보니 쿨러가 보이질 않는다. 오호라, 쿨러를 떼고 보내주셨구나..라고 생각한 순간 뭔가 이상하다. 쿨러를 고정하는 클립 자체가 저렇게 부러진 것. 걱정했던 일이 정말 현실이 되는 순간이다. 일단 CPU 코어 갈린 부분이 없는 지 확인하고, CPU 소켓 쿨러 걸쇠 부분을 확인했다. 둘은 일단 무사한 걸 확인하고 쿨러를 살펴보니 찐득한 먼지가 달라붙어 붓으론 털어지지 않았다. 세월에 비해 먼지는 많지 않은 편. 팬을 분리해 물걸레로 닦고, 방열판은 물에 담가 솔로 씻어냈다.

어차피 애슬론 스톡쿨러가 있어서 그걸로 바꿔 달면 해결이 될 문제. 하지만 P3 1GHz 스톡쿨러 방열판이 더 크고 팬 스피드도 더 낮아 그 편이 더 조용할 듯해서 애슬론 스톡쿨러에서 클립만 빼다가 그걸로 쿨러를 고정했다. WD-40으로 서멀패드 다 지워내고, 남아있는 아틱실버 발라서. 아쉽게도 잘만 CNPS6000 클립은 살짝 넓어서 맞질 않더라구.

하루 종일 잔뜩 흐리고 비가 와 방이 어두워 사진으론 남기지 않았지만 메인보드는 815E 칩셋에 듀얼 소켓이다. 어디서 P3 1GHz 하나 더 구하해 갖다 꽂으면 그것 또 나름대로 괜찮을 것도 같지만.. 그렇게 하느니 새 시스템 하나 장만하는 게 더 효율적이겠지.

함께 온 마우스. 생긴 건 MX510 완전 판박이다. 오히려 크기가 조금 더 작아 손 작은 사람에겐 꽤 편한 디자인. 여기에 엄지 버튼 하나만 있었으면 꽤 괜찮았을 것도 같은데, 아쉽다. 싸구려 광마우스는 걸핏하면 포인터 튀고, 가만 놔둬도 포인터가 멋대로 흐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아직 이 녀석은 그런 기미가 없네그려. 포인터 움직이는 속도로 봐선 해상도가 600~800dpi 급은 되는 듯하다. 그작저작 쓰기엔 나쁘지 않은 듯.

키보드나 마우스는 가능하면 새 걸로 구해주고 싶었는데 일이 내 맘대로 풀리질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남이 쓰던 걸 구해다 주는 게 좀 씁쓸하다. 그래도 다행히 산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꽤 깨끗하다는 걸로 위안을. 키보드 키캡이 매끈거리지 않고 거친 걸 보면 거의 쓰지 않았단 말이 되니깐. 대신 음료를 조금 흘렸는지 찐득거리는 게 몇 군데 있어서.. 완전 분리해서 물로 씻어줘야겠다. 다른 부분은 걸레랑 클리닝 스프레이 뿌려서 닦아놓은 참이고.

윈도 새로 설치하고 간단히 카트라이더 돌려보니까 생각 이상으로 부드럽게 잘 굴러간다. 당장 내 PC만 하더라도 IGP(유니크롬)로 돌리면 끊기는 건 뚤째 치고 제대로 표현도 안되는데. GF2 MX 정도라고 생각하고 샀는데 GF4 MX440 이 붙어서 오니 나로선 고마울지경.

필테용 17인치 LCD 모니터하고 이 놈하고 주말 정도에 갖다줘야겠다.
그런데 이 무거운 놈들을 어찌 갖다주지..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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